퇴비함에 음식물을 꾸준히 넣고 관리하면 어느새 내용물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검고, 푸석푸석하게 변한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태만 보고 바로 화분에 넣었다가는 애써 키운 식물이 '가스 장애'를 입어 시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저도 눈으로만 보고 바로 화분에 넣었다가 식물이 그냥 시들어버린 적이 있었죠. 고로 퇴비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완숙'과 '숙성'입니다.
오늘은 내 퇴비가 식물에게 보약이 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판별법과, 수확 후 품질을 높이는 마지막 숙성 단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퇴비가 다 되었다는 5가지 신호 (완숙 판별법)
미생물의 분해 활동이 거의 끝나 안정화된 상태를 '완숙'이라고 합니다. 아래 5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진짜 퇴비입니다.
- 형태의 실종: 넣었던 음식물의 원형(껍질, 조각 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야 합니다. 단, 분해가 매우 느린 달걀껍데기나 큰 씨앗은 예외입니다.
- 색상의 변화: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띠며, 시각적으로 '좋은 흙'처럼 보여야 합니다.
- 냄새의 변화: 시큼하거나 고약한 악취 대신, 비 온 뒤 숲속에서 나는 싱그러운 흙내음이나 고소한 향이 나야 합니다.
- 온도의 하강: 활발히 분해될 때는 미생물의 대사열로 인해 온도가 올라가지만, 완숙 단계에 접어들면 주변 온도와 비슷하게 식습니다.
- 부피의 축소: 처음 넣었던 쓰레기 부피의 약 1/3에서 1/4 정도로 줄어들었다면 분해가 거의 끝난 것입니다.
2. '숙성(Curing)' 과정이 왜 필수인가요?
분해가 끝난 것처럼 보여도 퇴비 안에서는 여전히 미세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숙성 과정을 생략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암모니아 가스 장애: 덜 익은 퇴비가 흙 속에서 다시 분해되며 가스를 내뿜어 식물의 뿌리를 태울 수 있습니다.
- 질소 기아 현상: 분해가 덜 된 재료를 먹기 위해 미생물이 주변 흙의 질소를 모두 끌어다 써서, 정작 식물은 질소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3. 실전! 아파트에서 퇴비 수확 및 숙성하기
좁은 공간에서도 깔끔하게 퇴비를 마무리하는 단계별 가이드입니다.
1단계: 체 치기 (Sieving)
완성된 퇴비를 굵은 체에 걸러주세요. 분해가 덜 된 큰 덩어리나 달걀껍데기, 과일 씨앗 등을 걸러냅니다. 걸러진 찌꺼기는 다음 퇴비함의 '스타터(10편 참조)'로 다시 넣으면 됩니다.
2단계: 숙성 용기로 이동
걸러낸 고운 퇴비를 공기가 약간 통하는 부직포 화분이나 구멍 뚫린 상자에 담습니다. 이때 수분은 30~40% 정도로 약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한 달의 기다림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그늘진 베란다 구석에서 약 4주 정도 그대로 둡니다. 가끔 한 번씩 뒤섞어 공기를 넣어주면 더욱 안정적인 양질의 퇴비가 됩니다.
4. 최종 테스트: 발아 테스트
퇴비의 안전성을 100% 확신하고 싶다면, 작은 그릇에 퇴비와 흙을 섞고 상추나 콩 같은 씨앗을 심어보세요. 씨앗이 건강하게 싹을 틔운다면 그 퇴비는 식물에게 완벽한 '검은 황금'입니다.
결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세요
음식물 쓰레기가 아무런 악취 없이 깨끗한 흙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면, 홈 컴포스팅의 모든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이제 이 귀한 자원을 어떻게 화분에 주어야 효과적인지 고민할 즐거운 시간입니다.
[11편 핵심 요약]
- 완숙 퇴비는 형태가 없고, 검은색이며, 싱그러운 흙내음이 나는 상태입니다.
- 수확 후 한 달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야 식물의 뿌리가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체 치기를 통해 고운 퇴비만 골라내면 사용하기 편리하고 품질도 올라갑니다.
다음 편 예고: "만든 퇴비, 그냥 화분에 부으면 될까요? 수확한 퇴비를 실내 화분과 베란다 텃밭에 활용하는 올바른 비율과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퇴비 수확을 앞두고 계신가요? 혹은 퇴비가 다 되었는지 긴가민가한 부분이 있다면 사진으로 설명해 주시듯 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