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서 홈 컴포스팅을 1년 가까이 하다 보면, 내가 만든 퇴비가 정말 안전한지 의심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눈에 보이는 음식물 쓰레기는 다 분해되어 포슬포슬한 흙이 됬는데, 화분에 주기 전에 체로 걸러내면 뭔가 보를 작은 알갱이들이 발견되곤 합니다.
대부분은 우리가 무심코 퇴비함에 집어넣은 이물질, 즉 '미세 플라스틱'의 잔여물들이에요. 오늘은 컴포스팅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범하는 미세 플라스틱 유입 실수와 이를 차단하는 예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의외의 복병 1: 과일 표면의 작은 라벨 스티커]
마트나 시장에서 사 온 사과, 바나나, 망고 표면을 보면 생산지나 바코드가 찍힌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과일 껍질을 깎아 퇴비함에 넣을 때, 이 스티커를 무심코 같이 넣는 경우가 정말 많죠.
대부분 컴포스터 초보들은 "종이 스티커니까 알아서 썩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작은 라벨들은 물에 젖거나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표면이 플라스틱(비닐)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요. 게다가 뒷면에 묻은 접착제 성분 역시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합성 물질입니다.
실제로 퇴비화가 끝난 흙을 주무르다 보면 이 스티커들이 그대로 굴러다니는 모습을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비닐 코팅은 미세하게 조각나 퇴비 속으로 스며들고, 결국 우리가 키우는 식물의 뿌리로 되돌아올 수 있어요. 과일 껍질을 분리할 때는 반드시 스티커가 붙은 부위는 꼭 도려내서 스티커를 떼는게 좋습니다.
[의외의 복병 2: 편리함 뒤에 숨은 티백(Tea Bag)]

차를 마시고 남은 찻잎은 질소 성분이 풍부해서 미생물들에게 아주 좋은 퇴비 재료에요. 그래서 차를 다 마신 다음 티백채로 퇴비함에 넣는 분들이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일회용 티백은 대부분 종이나 천이 아닙니다. 뜨거운 물에서 찢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성분인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혹은 폴리프로필렌 코팅 종이로 만들어집니다. 최근 유행하는 삼각 피라미드 형태의 티백은 거의 100% 플라스틱 재료라고 할 수 있죠.
이것을 그대로 퇴비함에 넣으면 내부의 미생물들이 안의 찻잎을 먹기는 합니다. 하지만 겉면의 티백 주머니는 분해가 안되서 미세 비닐망만 덩그러니 남게 됩니다. 그러니 티백을 퇴비로 활용할 때는 반드시 가위로 주머니를 잘라 안의 찻잎 내용물만 털어 넣으세요. 그리고 주머니와 연결 실, 스테이플러 심은 일반 쓰레기로 버리세요.
[의외의 복병 3: 친환경의 배신, PLA(생분해 플라스틱)]
최근 '100% 자연 분해', '친환경 생분해 성분'이라고 적힌 아이스컵이나 비닐봉지(PLA 소재)가 자주 보이죠. 이름이 생분해성이라 "뭔가 좋겠는데?"라는 생각에 퇴비함에 넣는 분들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반 가정용이나 아파트형 컴포스터에서는 PLA가 분해되지 않아요. 생분해 플라스틱이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문 처리 시설에서 '60도 이상 고온'과 '특정 습도 조건'이 최소 수개월간 지속되어야 합니다.
아파트에서 하는 소규모 홈 컴포스팅은 그 정도로 높은 온도를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플 라스틱 형체는 1년이 지나도 거의 그대로입니다.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더라도 산업용 퇴비화 시설 전용인지 확인해보세요. 가정에서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토양 환경을 지키는 길입니다.
[지속 가능한 컴포스팅을 위한 체크리스트]
내가 만든 거름을 진정한 천연 유기농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아래 3가지를 꼭 확인해 보세요.
- 과일 및 채소 전수 조사: 바나나 꼭지, 사과 표면의 라벨 스티커가 완전히 제거되었는지 눈으로 한 번 더 확인.
- 한약 파우치 및 티백 분리: 한약재 찌꺼기나 커피 드립백, 티백은 겉포장지를 과감히 찢어 알맹이만 사용.
- 인쇄된 종이 주의: 탄소물로 신문지나 박스를 넣을 때, 유광 인쇄 부분은 플라스틱 잉크 성분이 많으니 가급적 잘라내고 무지 부분만 사용.
[17편 핵심 요약]
- 과일 스티커와 일회용 티백은 겉보기에 종이 같아도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 있어 퇴비함에서 썩지 않습니다.
- 생분해 플라스틱(PLA)은 고온의 전문 시설에서만 분해되므로 아파트 홈 컴포스팅 통에는 넣으면 안 됩니다.
- 찻잎과 커피 부산물을 넣을 때는 귀찮더라도 겉면 포장재를 완전히 분리하여 내용물만 투입해야 안전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18편에서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와 함께하는 생태 교육: 쓰레기가 흙이 되는 과정을 관찰 일기로 쓰기"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혹시 퇴비함을 정리하다가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는 의외의 이물질을 발견하신 적이 있나요? 여러분이 겪은 시행착오를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